작성자 yoonh
작성일 2014-02-27 (목) 21:32
ㆍ조회: 1875    
나를 죽이며 주변의 모든 것 순하게 풀어 가는 게 불교


“법당에 와서 무릎 꿇지 말라.
아침저녁으로 내 자리에서 내 가족에게 삼배하라.
그게 가장 진실한 예배다.
나는 늘 그렇게 부탁드립니다.


불교인이라면 먼저 내 가족 앞에 무릎을 꿇으라.
내 가족이 그냥 내 가족이 아니라
부처님이라는 말입니다.


도대체 부처님이 무엇인지 생각지도 못하고
가장 가까운 가족이라는 부처님에게는
소리 지르고 욕을 하고 윽박지르면서
법당에 와서는 죽어라고 절을 합니까.


모두가 착각 속에 빠져있는 것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불교입니까.”


“나를 죽이며
주변의 모든 것 순하게 풀어 가는 게
불교입니다.”


“‘나다’를 죽여야 합니다.”


3월 12일 오후 경주 함월사.
마당 한 쪽에서 쓰레기를 정리하던 우룡 스님은
불청객에게 차 한 잔을 내놓고는 대뜸 목소리를 높였다.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게 부처님.
아침저녁으로 가족에게 삼배하라.
그게 가장 진실한 예배다."


“부처님을 멀리 갖다 놓지 마십시오.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게 부처님입니다.
내 곁에 있는 부처님부터 섬길 줄 알아야 합니다.”


스님은 언젠가부터 부부간에 존경어가 없어지고
서로 하대(下待)하는 좋지 않은 풍토가 만연해 있다며
불자들에게 늘 이렇게 부탁한다고 했다.


“지금 가족들은
지나간 시간에 자주 만나면서 서로 좋아하고 서로 베풀다가
때로는 애를 먹이거나 크게 치고받고 싸운 인연으로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아직도 그 지나간 생의 좋지 않은 버릇이 남아있습니다.
아무리 깊은 인연으로 맺어진 가족일지라도
‘너 때문에’, ‘네가 그랬다’는 원망이 마음에 맺혀있기도 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풀 수 있겠습니까?”


스님이 들려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참회의 절’이다.
현생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도 역시 ‘절’이다.


대학을 합격하고도
그동안 뒷바라지 해준 아버지에게
감사의 인사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은 자녀에게는
어머니가 먼저 아버지의 고마움에 대해 인식시켜주고,
‘감사의 절’을 하게 이끌어주는 것이다.


“많이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세세생생 당신에게 잘못한 것 참회합니다.’
‘앞으로 잘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염(念)하며
내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삼배하며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삼배만 하면 해결됩니다.
이 아주 작은 정성이 가족 사이에 전해지면서
서로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도 생겨나게 됩니다.”


법당의 부처님과 ‘나와 내 가족이라는 부처님’이
하나가 될 수 있다면 그 이상 다행스런 일은 없다.
하지만 이렇게 되지 않는다면
법당의 부처님께 무릎을 꿇지 않더라도
내 가족을 향해서는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그 누구도 자기 가족 앞에서는
무릎이 잘 굽혀지지 않는다.


“당장 여러분들도
부인이나 자녀들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 있습니까?
잘 안 될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나(我)’라는 고약한 마음 때문입니다.
빛깔도 냄새도 없는 그 ‘나’ 때문에
가장 가까운 내 가족에게는 무릎이 안 굽혀집니다.
이 ‘나’가 죽어야 합니다.
불교의 수행방법도 이 ‘나’가 죽어야 사는 것 아닙니까?


‘나’를 죽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무릎을 굽히고 절을 하는 것입니다.
거기서 그 ‘나’도 떨어져나가면서
수행도 한 발짝 더 향상될 수 있는 것입니다.


‘나’가 떨어져 나간 자리에
‘우리 가족’이 들어서야 합니다.
개인적인 ‘나’로 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 가족이라는 ‘나’,
우리 집, 우리 사회라는 ‘나’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 집이 바로 ‘나’고, 내가 사는 사회가 ‘나’이며,
여기의 주인 또한 ‘나’입니다.


나를 단속하면서 욕심 쪽으로 가지 말고,
고마움을 생각하며,
고마움에 대해 나는 얼마나 보답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나는 죽이면서
주위의 모든 것을 순하게 풀어가라’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며
그 가르침을 주춧돌로 삼아
‘나’를 이기고, 우리 집을 유지하고, 사회를 유지하면
그 사람이야말로 불교를 올바로 믿는 불자라는 것이다.


“우리 집이라는 법당에서
내 가족이라는 부처님부터 잘 섬겨야 합니다.
우리 집이 바로 법당이요,
내 가족이 바로 부처님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내 가족이라는 부처님 앞에
삼배를 하면서 축원하십시오.
‘내가 당신에게 잘못한 모든 것을
참회 드립니다. 용서합시오.’
‘당신이 건강하시고
당신이 바라고 원하는 일을 모두 성취하십시오.’
이렇게 할 때 마음에 맺힌 것도 풀어지면서
집 안의 운이 살아나고,
집 안으로 복이 들어오게 됩니다.”


“거꾸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기도 하다.
절에 와서는
고함이나 짜증 신경질을 부리지 않으면서,
내 가족이라는 부처님 앞에서는
짜증을 내고 소리 지르며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


“작은 고마움에도 두 손을 모을 줄 알아야 합니다.
내 남편이 내 아내가 나에게 해주는 고마움,
내 아들이 내 딸이 나에게 해주는 고마움에 대해
합장을 하는 자세로 돌아가야 합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거의 모든 사람이
하루 세끼 밥을 먹습니다.
그러면서 감사의 인사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밥이 되기까지 하늘과 땅 등 모든 자연으로부터
얻어진 은혜와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에 대해
감사의 합장을 한 번이라도 하는 불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하는 점입니다.”


스님은 이런 자그마한 이야기부터
가족들 사이에서 주고받으며
생활 속에서 부처님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까이서 합장이라도 주고받으며
‘감사합니다.’. ‘수고했습니다.’
이런 말 한 마디씩 주고받을 때
실제 부처님을 가까이 하는
조건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버리고
무슨 불교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생활 속에서 부처님을 알고
그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너무 모르는
우리의 현실을 깨우쳐주기 위함인지
스님은 때로 격하게 때로는
반어법을 써가며 역설했다.
그러면서 ‘나는 늘 이렇게 유치원생 같은 소리만 한다.’
‘차 맛 다 떨어지겠다.’며
분위기를 다시 돌려놓곤 했다.
그러면서도 잊지 않고 당부한다.


법신 비로자나불이 곧 대우주이며,
그 주인인 자신과
가장 가까운 가족이라는 부처님
사이에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조심해서 다툼을 일으키지 말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유지하라.’고…


/ 우룡 스님 (함월사 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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