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광성사
작성일 2012-08-10 (금)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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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스님의 수행 이야기 (소남 스님)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한 비보가 인터넷과 신문, 방송을 통해 연일 들려오고 있습니다. 티베트 라싸에 있는 친이모와 통화를 하니 고통받고 있는 중생들, 특히 일본인을 위해 사원에 100여 개의 버터램프를 켜고 기도하러 간다고 합니다. 단편적으로 생각하면 티베트 와 일본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의 중생들이 시작도 알 수 없는 끝없는 전생의 부모라는 인식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연기법을 떠올려 본다면, 자신의 종교와 스승을 믿고 기도할 자유와 권리마저 빼앗긴 나라 잃은 티베트인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먼 이국의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어느새 자연스러운 일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뒤로 하고 이제 초록빛이 생동하는 봄입니다. 아름다운 백목련과 자 목련이 번갈아 얼굴을 내밀고 벚꽃이 피어나는 7년 전, 2004년 4월에 한국 땅에 발을 디딘 저에게 봄은 늘 새로운 시작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1971년 1월 8일 티베트 라사에서 태어나, 1986년 인도로 망명하여 인도 남부 드레풍 라뙤 사원에서 출가하여 달라이라마 존자님으로부터 사미계를 받았습니다. 그 후 드레풍 사원 스승들에게서 5대경을 배웠고, 1992년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 존자님으로부터 비구계를 수지하였습니다.
1995년 세라, 드레뿐, 간덴사원에서 게시 학위 공부를 시작하여 2000년 5대경 중 인명학에 대한 논문으로 게시 하람빠 학위를 받았습니다. 2001년 규뙤 사원(상밀원)에서 밀교 과정을 수학했으며, 1993년부터 2003년까지 10년간 라뙤사원에서 인명학, 반야학, 중론 등을 가르쳤습니다.
2002년 드레풍 라뙤사원에서 호법스님을 맡았고, 2004년 밀교시험을 통과하여 낙람빠 학위를 받았으며, 2010년 10월 다람살라 인근의 규뙤사원(상밀원)에서 티베트 밀교 교학을 최종 통과하였습니다.
2004년 8월에, 저는 부산에 소재하고 있는 광성사(한국티베트 불교센터) 초청으로 한국불교와 티베트 불교의 교류를 위해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2년 정도 한국어를 배우고 난 후, 광성사와 참여불교 재가연대 등 한국의 여러 불교사찰 및 단체에서 람림, 입보리행론 등의 법회와 티베트어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포교활동 동안 느낀 점은 수행차제의 체계적인 정립이 필요하다는 것 입니다. 티베트 의 경우 람림(보리도차제)처럼 수행자가 단계별로 수행을 어떻게 시작하고 수행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립이 되어 있으며, 실제로 티베트 불교의 스님과 불자들이 이 가르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수행방법의 체계적인 정립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한국의 스님들과 불자들의 지속적인 바람을 포교현장에서 많이 들어왔습니다.
많은 한국의 스님들과 불자들이 티베트 불교와 수행에 관심을 가지고 수행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인도 다람살라에서 한국인을 위한 달라이라마 존자님의 티칭이 약 10여 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티베트에 관련된 책들이 이전보다 많이 출판되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그 대부분의 책들이 티베트어를 직접 번역한 것이 아니라 영어로 번역된 티베트 도서를 한국어로 번역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 영어를 거쳐 2번의 번역작업을 통해 한국어로 출판되므로, 원전의 고유한 뜻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게 됩니다.
하지만 심오하고 고귀한 경전 번역에는 체계적인 번역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먼저 번역자가 티베트어를 깊이 있게 공부하여 티베트어와 티베트 불교·문화에 대한 이해를 가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 이후 티베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여 티베트 불교를 공부하였고 동시에 한국어에 능숙한 티베트 스님과의 공동번역작업을 통해 경전번역이나 도서가 출판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에는 이러한 양국의 불교와 문화교류를 위해 여러 티베트 스님들이 한국어 공부와 포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번역작업을 통해 그 가르침의 의미를 보다 더 원래의 의미에 가깝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저 또한 기꺼이 이러한 역할과 의무를 나누어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티베트 불교와 수행에 관심이 있는 한국 분들이 환희심을 가지고 인도의 다람살라와 남인도 로 떠나는 것을 목격하거나 종종 듣게 됩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맞는 교학과정이나 가르침을 주실 스승을 현지에서 즉시 찾을 수 있는 것은 수승한 인연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한국 속담에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산, 물 모두 낯설고 아는 사람 드문 이국의 땅에서 수행에 대한 열망만을 가지고 준비 없이 처음부터 시작한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될 것입니다. 먼저 한국에서 기초 티베트어를 배우고, 티베트 불교에 대한 작은 이해와 애정을 가지고 출발한다면 훨씬 더 순조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티베트 불교와 그 안내자가 멀리 있는 것처럼 여겨지겠지만, 조 금 더 관심을 가지고 찾아본다면 제가 몸담고 있는 광성사와 한국의 여러 사찰에 티베트 스님들이 계시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눈 밝은 이에게는 반드시 도움과 조언의 인연이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무엇보다도 진지하게 길을 찾고자 하는 이라면 ‘왜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목적과 방법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불자들이 이론적으로는 ‘윤회세계에서 벗어나 부처의 경지를 이루어 일체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한 ’수행의 목적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수행방법을 통해서 그 구체적인 길을 따를 것인가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갖춘 이는 드뭅니다. 흔히 “금생에 대한 집착을 벗어나라, 내생을 생각하라” 라고 자주 말하고 듣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현재 살고 있는 이생의 집착을 벗어나고 버릴 수 있는지 그 방법은 잘 모릅니다. 다음 삶이 있는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확신도 갖지 못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내생을 생각하는 수행이 가능하겠습니까? 산재해 있는 여러 수행법과 가르침을 경험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자신의 근기에 맞는 체계적인 방법과 수행을 찾아서 그 길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걸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출판된 도서 중 <티베트 스승들에게 깨달음의 길을 묻는다면(람림)>을 통해서 하근기, 중근기, 상근기의 수행차제와 구체적인 수행방법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질 수 있도록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한국티베트 불교센터 광성사는 티베트와 한국 두 나라의 불교문화 교류를 위해 설립되어 현재 4명의 티베트 스님이 머무르고 계십니다. 람림과 입보리행론 법회와 티베트 대장경 독송기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장경 전체 독송은 한국에서도 최초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풍습이 확립되어 오랜 불교 전통의 나라, 대한민국의 국토에 불법이 널리~ 전파되기를 기원합니다.

불기 2555년 서기 2011년 통권 69호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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