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광성사
작성일 2012-09-06 (목) 19:55
ㆍ조회: 4016    
[맑은소리 맑은나라] 광성사 불교문화캠프 체험기
위없는 스승 『라마』, 곧 붓다
하나의 가르침 전하는 티베트 불교를 찾아가다

광성사 불교문화캠프
취재·글 김정은 기자 puremind-ms@daum.net

히말라야 산맥과 쿤룬 산맥에 둘러싸인 지구에서 가장 높은 광활한 고원. 1천 년 전,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이곳 티베트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다다랐다. 이후 그들의 역사와 문화는 불교신앙과 함께 흐르기 시작했다.
최근, 생활문화 전반이 불교에 근거하는 티베트의 문화와 람림 등 티베트 불교를 특징하는 수행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월 17일부터 19일까지, 한국 티베트 불교사원 광성사(주지 소남 스님)에서는 티베트의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템플스테이가 진행됐다.

월 17일 광성사를 찾았다. 3층 불국당 밖으로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2박 3일 동안 함께 하게 될 도반들의 자기소개가 한창이었다. 이들 모두 올해 다섯 번째로 열리는 광성사 불교문화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불자들이다.
이번 캠프를 위해 멀리 일본에서 날아온 참가자도 있었다.
“시마네현에서 왔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유 없이 부처님이 좋았습니다. 티베트 불교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많이 배워가겠습니다.”
소남 스님이 능숙한 한국어로 당부했다.
“한국불교, 티베트불교, 대만불교. 이름은 다르지만 뿌리는 같습니다. 각각의 불교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부처님 말씀의 근본은 하나입니다.”
수행의 모습, 문화의 차이가 있을 뿐, 배우고자 하는 것은 ‘티베트 불교’가 아니라 ‘불법’임을 상기시켰다.
“경전은 절대 바닥에 두어서는 안 됩니다. 법에 대한 공경심이 있어야 해요. 경전 훼손은 스스로를 어리석게 만드는 업이 됩니다.”
부처님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하면서도 경전을 가벼이 대하는 태도를 지적하는 경책이었다.

저녁 7시 입재.
길지 않은 일정이 시작됐다. 티베트의 대표적인 수행법인 오체투지와 명상이 첫째 날 일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티베트의 오체투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신체의 다섯 부분인 양 무릎, 양 팔꿈치, 이마가 땅에 닿게 하는 절과는 조금 다르다. 오체五體가 아닌 온 몸을 낮추어 절한다. 합장한 손을 정수리에, 이마에, 목과 가슴에 차례대로 갖다 대어 부처님의 마음이 생기도록 하고, 삼업으로 쌓은 업장을 소멸시킨다. 그리고는 양손으로 밀어 온몸을 바닥에 던져 절을 한다. 나를 낮추고 공경을 다하는 것. 참가자들은 그 의미와 방법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다.
비우거나, 내려놓거나, 버리거나. 혹은 사유하거나. 비움이 명상 수행의 미학으로 각광받고 있다. 소남 스님은 마음을 내려놓기 위해 내려놓음에 얽매이기보다 오늘만큼은 화두를 물고 늘어져 스스로 깨달음을 구해볼 것을 제안했다. 불국당에 모여 앉은 수행자들은 생각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사유했다.
경북 예천 용문사에 가면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원형이 보존된 ‘윤장대輪藏臺’라는 책궤가 있다. 보물 제684호로 지정된 이 윤장대는 내부에 불경을 넣고, 손잡이를 잡고 돌리면 경전을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이 쌓인다고 한다.
티베트에는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윤장대가 있다. 티베트어로 ‘마니꼴로’라고 하는 이 도구는 한국에서는 ‘마니차’로, 영어권에서는 ‘기도바퀴’라고 불린다. 마니차를 돌리는 것만으로 경전독송의 효과가 있다니, 우리에겐 낯선 이야기지만 티베트 재가불자에겐 일상적인 수행법이라고 한다. 참가자들은 소남 스님의 설명에 귀 기울이는 한편 마니차를 돌려보기도 하고, 속에 든 경전을 꺼내 보기도 하며 선업 쌓기에 열심이었다.

만달라공양은 한국불교에서는 볼 수 없는 의식이다. 만달라공양에는 특별한 공양구가 사용된다. 정토를 상징하는 금속주발, 수미산 각 층을 상징하는 세 개의 고리, 제일 위에 올리는 탑 모양의 ‘만델똑’. 이 공양구에 곡물이나 보석, 동전 등의 공양물을 넣어 고리를 쌓아가며 만달라공양 기도문을 염송한다. 참가자들의 눈길이 공양구를 쌓아올리는 소남 스님의 손끝을 따라 분주히 움직였다. 눈으로 보고, 사진을 찍어가며 일련의 과정을 익히면서도 스님이 말하는 공양의 의미만은 분명하게 기억에 담았다.
“반드시 부처님 전에 올려야만 공양인 것이 아닙니다. 길을 가다 예쁜 꽃을 보면 잠시 눈을 감고 부처님을 생각하세요. 마음으로 공양을 올리는 겁니다. 참선, 보시, 수행, 절. 이 모든 공덕이 다 공양입니다. 부모에게는 큰 선물을 하는 아이보다, 바른 행을 하는 아이가 더 자랑스러운 법이듯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 또한 그러합니다.”

소남 스님은 2박 3일 동안 모든 프로그램을 집전하고, 일방적인 형식의 법회가 아닌 소통의 장을 만들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질문에도 시종 분명하면서 너그러운 어조로 난해한 불법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이는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하기도 했다. 한 풀 꺾였던 무더위가 고개 들어 체감온도가 35도에 육박했지만, 그들의 구도열은 오히려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열정적이었다. 매 시간 진지한 표정과 태도로 집중하다가도 의문이 생기면 곧바로 질문을 던졌다. 휴식시간도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각자 알고 있는 불교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의구심을 토론하며 잠시도 시간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았다.
때문에, 이윽고 맞이하게 되는 회향 앞에 아쉬움의 흔적은 없었다. 마음을 나눌 도반의 인연을 지어감에 환희심이 가득한 모습들이었다. 입을 모아 감사의 뜻을 전했고, 수행 정진할 것을 다짐했으며, 누군가는 프리티베트의 회향을 서원하기도 했다.
입법성 보살(47세.부산)은 ‘사유 명상’의 시간을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으며 소감을 말했다.
“형식적인 것에 국한된 사찰캠프보다, 불교 내용에 대한 것들을 많이 얻고, 또 처음 접해보는 티베트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기회가 닿으면 또 참여하고 싶네요.”
모두 돌아간 뒤, 전화벨이 울렸다.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이다. 보성 스님은 일주일에 한 두 번씩은 꼭 절에 들러 살림을 챙기고, 채소를 보시해 준다. 불교문화캠프가 무사히 진행됐는지 안부 전화를 걸어오셨다. 티베트와 한국이 따로 있지 않았다. 부처님 가르침 아래 스승과 제자가 있고, 도반이 있을 뿐이었다.
‘참나’를 찾아 깨달음을 구하던 목소리가 떠난 광성사에는 1년 뒤를 기약한 마음들이 남았다. 선 긋기, 구분 짓기에 익숙한 습을 버리고 진리를 가까이 두고자 한다면, 한번쯤 이곳 광성사에 머물러 보는 건 어떨까.


※ 한국의 유일한 티베트불교사찰인 광성사가 문을 연 것은 2003년 6월. 초대 주지 체링 쵸펠 스님이 밀양 표충사 내원암 해산스님이 주석하던 곳을 기증받아 2년 6개월의 불사 끝에 개원했다. 현재는 소남 걀첸 스님이 주지를 맡아 일반 불자를 대상으로 람림과 입보리행론, 명상 수업을 진행한다.


/출처: '맑은소리 맑은나라' 2012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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